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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문화인상 임주희씨 "어려운 과학, 연극으로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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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문화인상 임주희씨 "어려운 과학, 연극으로 풀어내…"

입력
2008.02.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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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가 들리니까 바다가 생각나네요. 그런데 바다는 무슨 색인가요?” “파란색이요.” “파란 바다가 떠오르죠. 그런데 모래사장에 와서 부딪히는 파도는 무슨 색인가요?” “음… 하얀 색이요.” “그래요, 그런데 왜 바다가 하얀 색이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 달의 과학문화인상 2월 수상자인 임주희(37) 국립서울과학관 물리탐구강사는 연극하는 과학 강사다. 매달 2번, 일요일 오후 3시면 서울과학관의 영화관은 과학연극 공연장이 된다.

3일에도 <모두 모여 흰 세상> 이라는 과학연극을 공연했다. 바닷물도 물이고, 얼음이나 눈도 결국 물이 얼어서 된 것인데, 왜 얼음은 투명하고 파도나 눈은 하얗게 보이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던져주고 해답을 찾기 위해 얼음 공주, 눈 공주, 빛의 여왕이 무대에 나와 대결을 벌였다.

결국 해답은 ‘빛의 난(亂)반사’에 있다는 사실이, 빛이 이리저리 마음대로 반사돼 모든 색이 합쳐지면 결국 흰 색이 된다는 것이 파도와 눈과 빙수를 통해 극적으로 드러난다.

“과학관에서 1시간동안 과학강의를 하면서 20분짜리 짧은 연극을 만들어서 보여줬어요. 일단 어린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흥미유발이 안 되면 너무 산만해져서 스토리를 치밀하게 준비해야 했고, 저 자신도 너무 재미 있더라구요.” 빙수기를 돌리거나 망치를 휘둘러 투명한 얼음을 하얀 얼음가루로 바꿔본 아이들에게 ‘빛의 난반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현실로 기억된다.

수업의 일부로 시작한 과학연극은 과학관 측의 지원으로 정례 주말 프로그램으로 확대됐고, 임씨는 아예 사이꾼이라는 과학연극 극단을 창단했다.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 임씨와 함께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교육과정을 수료한 5명의 과학강사들이 단원들이다. 전공은 물리학, 생물학, 식품공학, 사진 등 제각각이지만 아이들에게 과학적 영감을 주고, 무대에 선다는 데에 자부심과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다.

사이꾼은 2006년부터 과학관 정례 연극을 도맡아 하는 한편, 2007년부터는 수도권의 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공연하는 ‘찾아가는 과학연극’ 사업도 하고 있다.

임씨는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나온 뒤 물리학과 석사과정으로 상대성이론을 공부했다.

하지만 물리학 공부는 ‘가르치는 재미’를 따르지 못했다. 서울시립대, 서강대 등에서 일반물리를 가르치던 강사 시절 “임주희 선생님 덕분에 물리학과로 전과했다”는 제자나, 방학 때면 다시 서울과학관을 찾는 어린 꿈나무들을 볼 때마다 그는 가슴이 벅차 오른다.

“무료 공연하는데 돈 버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밤새 의상 재봉질하느랴 소품 사러 다니랴 고생하니까 속내 아는 가족들은 ‘왜 하냐’고 해요. 그러면 이렇게 말하죠. ‘재미있으니까, 하고 싶으니까.’ 과학관에서 저한테 배운 초등학생들이 ‘중학생 과정은 언제 나와요?’ 하고 자꾸 저를 찾으니까요.”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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