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ㆍ구주류의 정면 충돌로 치달았던 한나라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은 2일 서울 여의도와 경기 분당을 오가며 숨가쁘게 진행됐다. 사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가 된 공천 규정을 개정키로 하고, 이방호 사무총장이 강재섭 대표를 찾아가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문제의 공천 당규에 '금고 이상의'라는 다섯 글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경우 벌금형을 받은 적 있는 김무성 최고위원은 공천 자격을 얻게 된다. 안 원내대표는 추가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듯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기준을 정한 만큼 신청자격 기준에 대한 논란이 정리됐다"고 선언했다. 이날 회의에는 안 원내대표, 정형근 전재희 한영 최고위원,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5명이 참석, 의결정족수를 넘겼다.
다음은 이 총장의 경질을 요구하며 사퇴 배수진을 친 강 대표 설득. 이 총장을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회의 직후 경기 분당 강 대표 자택으로 향했다. 강 대표는 이 총장을 악수로 맞으며 "오랜만이네요"라고 인사했지만, 불편한 기색이었다.
그러나 이 총장이 곧 "대표를 잘 모셔왔는데 조금 의사소통이 잘못됐다.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사과하고, 안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 결과를 보고하자 굳었던 얼굴이 펴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당이 잘하자는 취지에서 그런 것이지 당의 분란을 일부러 일으키고 몽니를 부린 것이 아니다"며 "월요일(4일)부터 당무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그는 "내가 이 총장과 일을 못한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해임하면 된다. 그런 것은 아니고 시정을 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시정을 하겠다고 하니, 원래 (이 총장을) 신뢰하니까 앞으로 힘을 합쳐서 잘 하자"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일부 친박(朴) 의원들이 이 총장의 사퇴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실무책임은 사무총장에게 있다. 책임질 사람이 (공천심사위원회에) 안 들어가면 되겠느냐"며 "내 주장은 원리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은 언제 우리가 다퉜냐는 듯 다른 일행과 함께 인근 설렁탕집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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