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이 ‘총칼 없는 전장터’로 변한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상대방을 알고 전투에 나선 병사가 유리하듯 취업 전쟁에서도 준비된 인재가 웃을 확률은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르면 5월부터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간다. 3일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인 잡코리아(www.jobkorea.co.kr)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체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신규 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이동통신 업체 3사의 인사 담당자들이 전하는 인재상과 취업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SK텔레콤: 창의적인 인재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을 비전으로 설정한 SK텔레콤은 글로벌 안목과 능력을 갖춘 적극적이고 패기 있는 인재를 원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면서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성을 지녀야 한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 역시 지원자들의 창의력을 테스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직무와 관련된 창의성 문제를 과제로 제시해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내게 하거나 에세이를 쓰게 하는 등의 테스트를 한다. 지난해에는 과ㆍ차장급이 면접관으로 참석한 1차 면접에서 특정 문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됐다. 이후 40분 가량 실시되는 그룹토의에서는 사회ㆍ경제ㆍ문화를 중심으로 질문과 대답(Q&A)이 이뤄졌다.
또 다양한 인재 확보를 위해 출신학교, 전공, 학점 등을 불문하고 각양각색의 경험이나 경력,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인재에 대해 전형 시 가점을 부여한다. 전국 단위 공모전 수상 경력이나 음악, 게임, 영화 등 SK텔레콤 사업과 관련된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한 지원자는 입사 시 혜택을 볼 수 있다.
SK텔레콤 인력기획팀 진보건 매니저는 “채용의 전 과정에 걸쳐 창의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면접에서 말을 잘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말만 그럴싸한 지원자보다는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 세심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0명의 대졸 공채를 진행한 SK텔레콤은 올해는 9~10월경 신규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KTF: 열정과 전문성
KTF는 끊임없는 상상력과 도전, 성취를 통해 스스로의 즐거움을 창조하는 인재를 찾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만이 미래 정보통신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려는 이 회사의 ‘비전 2015’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특히 고객중심 창의 신뢰 혁신 주인정신을 5대 핵심가치로 정하고 인재 채용방식에 적용하고 있다. 서류전형 심사에서도 5가지 핵심가치와 관련된 개인 사례, 느낀 점 등을 작성하는 ‘C-case’를 놓고 지원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
이와 함께 레고 게임을 통해 그룹으로 8명이 한조가 돼 창의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고 집단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능력도 측정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이 채용 프로세스가 어휘능력이나 말에 의존한 방식에 비해 지원자 개개인의 본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
KTF 인사팀 서무환 과장은 “KTF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5개의 핵심가치에 부합되는지 스스로 노력하고 다듬어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대학시절 인턴이나 동아리 활동, 사회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경험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과 일에 대한 열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0명을 뽑은 KTF는 올해 9~10월경 50~1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LG텔레콤: 인턴십 과정으로 선발
이 회사는 ‘열정과 실력, 애정을 갖춘 리더’를 ‘1등 LG텔레콤’을 실현할 수 있는 인재로 규정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목표달성을 향한 높은 기대수준과 열정을 갖고 긍정적인 태도로 일할 사원이 신규 인력 모집 1순위다.
LG텔레콤의 모든 신입사원은 인턴십 과정을 통해 채용된다. 인턴십은 회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유능한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기회를, 지원자들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맡길만한 회사인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신입사원에게는 약 6주간의 인턴활동 기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모든 신입 사원들은 입사 후 실무에 투입되기 전 4개월간 회사의 전 부문을 직접 체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육성된다.
LG텔레콤 인사팀의 임경훈 부장은 “LG텔레콤에 입사하면 실력과 애정을 갖춘 검증된 리더로 육성되고, 이 과정 속에서 일에 대한 보람과 자신감,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杉?
80명의 규모로 신입과 경력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LG텔레콤은 5월부터 전형에 들어가 7~8월 사이 인턴십을 진행할 예정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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