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장비 강요 美단체 표준 불합리

국내 기업들 年9000억원 비용 손실" 기술표준원 조사

사실상 국제표준 역할을 하는 미국협회·학회의 불합리한 표준으로 우리 기업들이 연간 9,000억원의 비용 손실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3일 300여개 공인시험기관, 630개 기업체와 연구소를 대상으로 미국 단체표준 활용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의 특정회사 장비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거나, 다른 표준보다 장기간 시험을 요구하는 등 1,069건의 불합리 사례가 조사됐다. 실례 미국섬유화학염색자협회는 섬유제품 세탁 시 직물이 줄어드는 정도를 시험할 때 국산보다 2배 비싼 미국산 세제만을 쓰도록 하고, 미국재료시험학회는 자동차부품 가공업체의 금속인장 시험에서 국산보다 3배나 비싼 미국산 검사장비를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8,947억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게 기술표준원의 추산이다.

기술표준원은 “정부가 미국 단체표준은 시장 고유영역으로 판단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불합리한 표준은 제·개정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은 표준피해신고센터(www.defacto.or.kr)에 피해 사례를 신고할 수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