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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山에서 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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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山에서 孫으로'

입력
2008.02.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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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잇단‘산행(山行) 정치’가 계속 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3일 자신의 팬클럽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500여명을 이끌고 속리산 등반에 나섰다. 이날 속리산행은 계파 내부에서 탈당 후 독자세력화를 뜻하는 이른바 ‘제3지대 신당론’이 고개를 든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후보였던 사람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은 제대로 된 야당, 야당다운 야당을 일으켜 세우는데 조력하는 것”이라며 “고릴라 같은 여당이 출연하면 짓밟히는 것은 약자의 권리와 이익이며, 균형을 맞추려면 선명 야당의 길을 건설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취에 대해 “총선출마를 포함해서 설을 지나면서 생각해 입장을 정하겠다”며 “손 대표와는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로부터 야당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데 신당 안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해 명분이 약해보였던‘정동영 신당’ 카드를 접고 당내에서 역할을 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전날 손학규 대표와 통화하면서 선명하고 강한 야당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르면 4일 손 대표와 만날 예정이어서 두 사람의 갈등설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길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이날 만남에서 손 대표가 정 전 장관에게 수도권 동반 출마설을 권유하면서 당내 전ㆍ현 ‘대주주’가 총선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두 사람의 담판 결과에 당의 진로가 좌우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손 대표측은 정 전 장관의 ‘산행정치’를 “지도부에 대한 협박”이라며 “열린우리당 창당주역인 정 전 장관이 또 신당 창당으로 뛰쳐나가면 여론에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공공연히 노출해왔다. 반면 정 전 장관측은 “지도부 내 정균환 최고위원과 근신해야 할 386그룹 등을 우선 정리하는 쇄신조치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강성 분위기가 득세하고 있어 ‘손ㆍ정 담판’의 결과가 주목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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