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사장 이원걸)는 3일 방글라데시전력청과 400kV 송전선로 건설 컨설팅 수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가 처음 추진하는 400kV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한전이 기본설계, 자재규격 선정, 건설공사 입찰서 작성, 입찰평가 및 시공감리 등을 하는 80만 달러 규모의 용역사업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일본의 동경전력, 독일의 피츠너 등 6개 선진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한 것이어서 이 분야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 받은 셈이다.
한전은 미얀마에서 전력계통 성능보강 사업(240만달러), 가나-말리간 송전망 컨설팅(244만달러) 등 총 633억 달러 규모의 송ㆍ변전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4억달러 규모의 미얀마 150kV 송전망 건설사업, 2억7,000만달러 규모의 서아프리카 전력설비 확충 EPC 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송·변전은 발전소에서 생산해낸 전기를 가정과 공장까지 전달해주는 인프라망이다. 초고전압 송전망이 고속도로에 해당한다면, 이후 전기를 가정으로 보내는 배전망은 거미줄 같은 도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화력발전소나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는 765kV, 345kV, 154kV의 선로를 타고 와 결국 220V 가정용 전기로 공급되는데, 중간중간 전압을 낮춰주는 변전시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인프라는 전력생산의 효율을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 한전 배전기획처 김병숙 부처장은 “가장 많은 전력 손실이 일어나는 것은 변전시설”이라며 “변전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운영효율을 높임으로써 전기료를 안정시키고 정전사고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변전소는 상주 인원 없는 무인자동화 시설로 변신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에는 변전소마다 8명의 인원이 상주했지만 현재 622개 변전소 중 74.4%가 무인 변전소다. 무인 변전소는 순회점검요원 한 명만 필요해 3,200여명에 해당하는 연간 2,200억원의 인건비가 절감된다. 또 정전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최소한의 사고 구간만을 제외하고 5분 이내에 전력 복구가 가능한 자동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연 평균 호당 정전시간이 17.3분으로 일본(11분)에 뒤지지만 대만(30분), 미국(138분), 프랑스(57분)보다 적다.
한전은 2013년까지 서울 강남, 인천, 경기도 시흥, 의왕 등에 미관을 개선한 허브변전소를 건설하고, 미관을 해치는 송전철탑을 디자인이 뛰어난 관형지지물로 교체하는 등 송·변전 선진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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