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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강재섭, '이재오-이방호' 커플 기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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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강재섭, '이재오-이방호' 커플 기꺾기

입력
2008.02.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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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일 새벽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방호 사무총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본인이 사퇴할 뜻을 내비치는 초강수를 둔 배경은 무엇일까.

강 대표는 대선 승리 이후 4ㆍ9 총선에서 안정적 과반의석 확보를 목표로 세우고 그동안 친이(친이명박)_친박(친박근혜)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려 애써왔다.

하지만 최근 당의 분열 위기까지 몰고 온 ‘부패전력자 공천신청 불허’ 당규(제3조2항) 문제가 계속 삐걱거린 것은 이 사무총장이 자신과 박측 김무성 최고위원 간 3자 합의를 뒤집고 이중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판단한 듯 하다.

특히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제3조2항에 대한 탄력적인 해석을 당부했는데도 또 다시 공천심사위원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하지만 이런 해석만으론 강 대표가 ‘레드라인’을 넘어선 이유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가 개입함으로써 당 공천갈등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리란 걸 그 자신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보다 다양한 정치적 포석이 숨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공천갈등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지난달 23일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 회동 이후 강 대표의 입지가 좁아진 측면이 있다. 실제로 당내에선 당의 ‘대주주’인 두 사람이 모여 경선 당시 서로의 세(勢)를 존중하는 선에서 공천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강 대표는 총선정국에서 관리형 대표로 지위가 떨어진다. 따라서 차기 대권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로선 당내에 자신의 지지기반을 만들 수 있는 공천지분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친이계 실세이자 공천에서 막강한 위세를 휘두르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방호 사무총장’ 커플의 기세를 꺾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있다.

이 의원을 최고위원에서 낙마 시킨 박 전 대표측이 이 총장을 공세의 표적으로 삼고 있어 절호의 기회로 봤다는 얘기다. 강 대표가 친이 그룹 강경파 의원들을 ‘간신’으로 몰아세우면서도 이 당선인이 이들과 동조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 당선인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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