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진단한 금값 상승의 원인은 달러화에 대한 신뢰 저하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과 강한 달러에 대한 신뢰가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여지없이 무너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이 갖는 매력은 또 있다. 1980년 1월 온스당 847달러를 기록한 금값은 이후 1999년 8월 253달러까지 급전직하한 뒤 2001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후 1월31일 937달러까지 다시 폭등한 것인데, 이 가격조차 1980년을 기준으로 인플레를 반영하면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금 선물 트레이더들은 “인플레를 감안하면 현재 금값은 온스당 2,228달러가 돼야 한다”며 올해 최소 1,000달러 선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값이 이렇게 오르다보니 금 투자자들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인도처럼 금융과 현금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나라들이 주로 금에 투자해 왔으나 지금은 금 투자를 피했던 펀드매니저들까지 인플레와 경기침체, 약달러 및 주식폭락에 대한 헤징 수단으로 금을 포트폴리오에 올리고 있다. 중국 러시아 중동 등지의 막대한 국부펀드들도 대거 금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귀금속리서치 컨설팅업체인 GFMS는 “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금이 갖는 이점 중 또 하나는 은행의 규제를 받지 않다 보니 지폐처럼 가치하락의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금에는 정책도 없고, 은행도 없고, 지폐를 찍어내는 프레스도 없다”는 말은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금은 보험이라는 얘기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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