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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히말라야 도서관' 세상 끝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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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히말라야 도서관' 세상 끝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입력
2008.02.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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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우드 지음ㆍ이명혜 옮김세종서적 발행ㆍ256쪽ㆍ1만원

그는 일 중독자였다. “죽어 무덤에서나 잠을 잘 수 있다”는 속담이 바로 그를 위해 생긴 말이었다.

불과 30대에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지사 이사에 올랐던 존 우드(44)는 그러나 삶의 관성을 반성했고 새로 출발했다. 그를 거듭나게 한 것은 1998년 쌓여 가는 스트레스를 풀 겸 떠난 네팔 트레킹이었다. 책은 이후 네팔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문맹지에 문명을 선사한 사람의 이야기다.

책은 한 편의 다큐드라마다. 배보다 정신이 더 허기졌던 세계 오지의 궁핍상 속에서 펼쳐진 그의 활동상이다. 이듬해 아시아의 개발 도상 국가들에 책을 갖다 주고 도서관과 학교 등을 지어주는 자선 단체 ‘룸투리드(room to readㆍ독서할 공간 또는 여유) 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사직서를 던진 뒤였다.

이 재단은 2000년 베트남, 2003년 인도로 확장돼 현재는 라오스 스리랑카 아프리카 등지에 4,000여개의 룸투리드 학교, 도서관, 컴퓨터 교실을 세웠다. 9ㆍ11이나 동남아 쓰나미 사태 당시에도 도서관 짓기는 멈추지 않았다. 책의 표현대로 그것은 “세상 끝의 아이들”을 향한 손길이었다. 그 결과, 그의 사업은 무섭게 증식되는 스타벅스를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스타벅스가 6년 동안 500개의 매장을 여는 동안 룸투리드는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다”는 말로 얼추 설명된다.

그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일반인들의 행동이 말해준다. 런던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전화의 한 버튼을 누르면 10파운드가 기부되는 장치를 학생들의 전화에 부착,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열띤 참여로 답할 정도다.

저자는 이번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에 특별한 관심을 표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교육이라는 티킷을 들고 세계 경제 정상의 대열에 올라선 한국은 지금 또 다른 도약의 시기”라며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퀄컴 등 세계적 회사들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룸투리드의 후원자로 나섬으로써 세계를 상대로 책임을 구현해 나가는 것처럼, 한국 역시 ‘작은 기적’에 동참할 때라는 충고다.

주간지 타임(2004년 10월 둘째주)은 그를 ‘아시아의 젊은 영웅’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는 ‘세계를 바꾼 20인’으로 각각 칭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말보다는 행동하는 사업가”라며 치켜 세웠다. 미국의 경제 잡지 패스트 컴퍼니는 3년째 ‘사회적 자본주의자 상’을 수여했다.

그의 사업 내역은 인터넷(www.roomtoread.org)에 공개돼 있다. 2010년이면 룸투리드가 지은 도서관이 2만개, 학교가 2,000개를 기록할 전망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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