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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아이방 공부-놀이공간 구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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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아이방 공부-놀이공간 구분부터

입력
2008.02.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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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상을 방문과 마주보게 놓을까, 등지게 놓는 게 좋을까.

새학기를 앞두고 아이방을 새로 꾸미는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학령 전 아동이라면 ‘방=놀이공간’이라 굳이 책상 배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라면 처지가 다르다. 방의 활용도가 놀이에서 학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컨설팅업체 디스퀘어드의 범승규 수석디자이너는 “아이의 방은 아이가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아이가 책상에 앉아 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하라”고 권한다.

보통 학령기 아동의 방에서 책상은 한쪽 벽에 붙여놓는 것이 관례다. 풍수 인테리어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방문을 열었을 때 아이의 뒷모습이나 옆모습이 대각선 방향 왼쪽에 보이도록 책상을 배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도 말한다.

아이가 방문을 등지고 앉아 ‘면벽수도’하듯(집안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 그러나 범씨는 “자기주도형 학습이 중요한 시대”라며 “공간에 의해 강제된 책벌레형 아이를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심스럽지는 않은가” 반문한다.

“훌륭한 사람들의 서재를 보면 책상이 책장 있는 벽이나 창문을 뒤에 두고 방을 향해 열린 형태로 배치돼 있어요. 방의 주인으로서 방을 스스로 관장한다는 느낌이 강하죠. 그 같은 경우는 방이 넓으니까 가능하다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좁은 공간에서도 아이가 책상에 앉아 주도적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어려운 일만은 아닙니다.”

방이 좁아 책상을 벽에서 떼어 독립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요즘 많이 나오는 이동형 책상을 활용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동형은 쓰임새에 따라 책상 상판을 이동할 수 있다. 학습지 교사의 방문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책상 본체는 벽에 붙이되 상판은 직각이 되게 이동시켜 아이가 벽 대신 방을 마주보도록 하면 된다.

책상의 위치를 잡았다면 다음에는 방을 ‘학습 공간’과 ‘쉬는 공간’으로 구획한다. 이때는 침대와 책상이 연결되지 않도록 동선을 정리하는 것이 필수. 책상 옆 벽으로 책장이 자연스럽게 들어서고, 그 반대편으로 침대와 취미생활을 위한 간단한 의자, 옷 수납장 등을 배치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야구 글로브, 곰 인형 등을 올려놓을 수 있는 장식선반을 휴식공간에 마련하면 방에 대한 애착을 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아이가 방 정리를 못한다고 하소연하세요. 그런데 현장에 가보면 정리가 될 수 없는 상황인데 정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이죠. 아이 물건은 많은데 수납할 곳이 없거든요.”

수납공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면 아이의 옷가지가 모두 몇 벌인지, 책은 얼마나 되는지, 자주 가지고 노는 장난감과 그렇지 않은 것은 얼마나 되는지 등 아이의 소지품 모두를 꼼꼼히 챙겨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창고나 보이지 않는 곳에 옮겨놓아도 될 것과 손에 닿는 곳에 두어야 할 것들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어 수납장 짜기가 수월해진다. 수납장 앞면에는 명세표를 붙여서 아이가 물건을 사용한 뒤 꼭 제자리에 놓는 습관을 키우도록 돕는다.

벽지는 가구 배치 계획이 다 끝난 뒤 선택한다. 학습력을 키우려면 방 안에서 보여지는 색채를 단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유아들의 방에는 띠벽지 등 아기자기한 장식을 많이 사용하지만, 학령기 아동이라면 장식적인 것보다는 차분한 느낌의 파스텔톤 벽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파란색이나 정서발달에 좋은 연두, 겨자색 계열 등이 추천된다. 창문의 커튼이나 원목가구의 색으로 전체 색상에 포인트를 준다.

아이방은 휴식과 학습,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므로 조명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공부방의 조도는 500룩스 내외가 좋다. 너무 조도가 높거나 낮으면 쉽게 피로해진다. 요즘은 평상시나 휴식, 암기공부, 교육방송 청취시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감성조명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책상 위에는 반드시 학습용 스탠드를 따로 둔다. 조명기는 보통 천장 중앙에 설치돼 있어 책 위로 그림자가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 코팅된 종이로 된 책은 빛을 반사해 눈을 부시게 하므로 학습용 스탠드로 눈부심을 완화할 수도 있다.

아이방을 꾸밀 때는 아이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범씨는 “방 꾸미기 과정은 아이가 자기 공간과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생활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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