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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너는 나의 달콤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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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너는 나의 달콤한 □□'

입력
2008.02.0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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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혜 글ㆍ오정택 그림문학동네 발행ㆍ232쪽ㆍ9,800원

흔들리는 가정, 가족해체의 시대에 사춘기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포착한 동화가 나왔다.

<너는 나의 달콤한 □□> 는 초등학교 6학년 남녀 어린이가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이야기 두 편을 합친 동화다.(원제 ‘시소타기’)

여자 주인공은 서지혜. 우울증에 알코올 중독증세를 보이는 엄마와 도박과 외박을 일삼는 아빠 때문에 마음의 벽을 쌓고 있다. 비록 공부를 잘하긴 하지만 “내 몸 어디를 건드려도 맑은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되뇌며 냉소를 보호막처럼 걸치고 산다. 이런 성격이니 학급에서는 공식 ‘왕따’다.

남자 주인공 이일두의 가족 역시 평화롭지 않다. 친아버지는 농사를 짓겠다고 낙향해 버렸고, 다정다감한 새 아버지에 호감은 가지만, 툭하면 짜증을 내는 자기중심적인 엄마는 아이 같은 어른이라 짜증이 날 뿐이다.

환경은 어렵지만 학급회장인 일두는 모든 갈등을 부드럽게 중재하고 해결하려는 모범생이다. 물과 불처럼 대조적인 두 주인공이 한 반이 되고 일두는, 모든 남자아이들이 피하려는 지혜의 짝을 자처하는데….

도저히 맞을 것 같지 않은 두 아이가 ‘연애’ 감정을 느끼고 소통하는 과정 묘사가 작품의 백미다. 어쨌든 자신의 분노와 갈등을 외부에 대한 공격성으로 표시해야만 하는 지혜의 마음을 열려면 “참고 견디는 게 꼭 소용없고 지루한 일은 아니다. 참고 견디면 인생은 오히려 풍부해진다”고 믿고 행동하는 일두의 인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터다.

같은 사건을 두고 해석하는 방식이 각각인 두 사람의 심리묘사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벼운 착각과 오해가 이들의 관계를 뿌리내리게 했기 때문이다.

외향적이고 다혈질인 지혜의 이야기를 붉은 톤으로, 내향적이고 침착한 일두의 이야기를 푸른 톤으로 묶은 감각이 돋보인다. 지난해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원제 ‘시소타기’ ,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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