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결혼'엉뚱 노처녀 구혜주 역진지한 배우 틀깨고 온몸 던져 코믹연기"실제론 20대랍니다"
“노처녀 역할? 속상하죠. 아직 어린데, 말이죠.”
배우 김혜나가 뾰루퉁해하며 입술을 빼죽 내밀었다.
김혜나는 KBS 2TV 일일시트콤 <못말리는 결혼> (연출 이교욱,조준희)으로 20대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높은 34세 노처녀를 표현하는데 속상함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김혜나는 이 시트콤에서 돈도, 직업도 없는 노주현의 동생 구혜주를 맡아 온몸으로 코믹 연기를 선사하고 있다. 김혜나는 선배 배우 이선균의 추천을 받아 시트콤에 도전하고 있다. 못말리는>
“혜주의 오버하는 캐릭터 때문에 한동안 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했었어요. 진지한 연기만 주로 해오다 처음으로 과장된 연기를 하려니 온몸에 긴장이 팍 들었었죠. 그래도 요즘은 적응이 돼 괄괄한 캐릭터에 여성미를 가미하고 있죠.”
김혜나는 2001년 독립영화 <꽃섬> 으로 데뷔해 <레드아이>> <내 청춘에 고함> 등을 통해 나이답지 않은 진지한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독 독립영화 출연이 잦아 ‘독립영화계의 꽃’이라는 진지한 수식어도 붙었다. <못말리는 결혼> 에 출연한 건 대중적인 호감도 쌓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 시트콤에서 그는 판ㆍ검사 신랑을 잡기 위해 법원 앞 닭집에서 닭을 튀기는 엉뚱하고 재미난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못말리는> 내> 레드아이>> 꽃섬>
“데뷔작이 강렬해서인지 진지한 캐릭터를 많이 맡긴 했죠. 의도한 게 아닌데 그땐 감성이 그런 쪽에 끌렸었나 봐요. 소수의 장르 연기만 하다 보니 대중성은 큰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연기라는 게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데 이제는 다수를 위한 연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죠. 때마침 <못말리는 결혼> 을 만났고요.” 못말리는>
김혜나는 한마디를 추가했다. “저는 ‘대타인생’으로 배우의 꽃을 피우고 있어요.” ‘대타인생’이라니? 이어 “데뷔작 <꽃섬> 도 이미 배우가 내정된 상태였어요. 그런데 우연히 감독님과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다 저로 바뀌게 됐거든요. <못말리는 결혼> 도 그래요. 다른 이가 하려던 혜주 배역이 갑자기 제게 들어온 경우에요. 번개처럼 오디션보고 캐스팅이 됐죠. 그래서 초반에 많이 힘들었던 이유죠.” 못말리는> 꽃섬>
‘대타인생’으로 자신을 낮췄지만 김혜나는 무엇을 맡겨도 안심이 되는 배우다. 7년 동안 독립영화 등을 통해 갈고 닦은 단단한 내공을 갖고 있다. 풋풋한 소녀같은 김혜나의 노처녀 연기도 사랑스러운 이유다.
스포츠한국 이현아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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