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석(77) 회장의 진퇴를 둘러싼 탁구계 내부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31일 오후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제대로 된 안건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무산됐다. 총회가 무산된 이유는 중앙 대의원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 탁구협회의 대의원총회는 16개 시도 대의원과 협회내 4개 연맹 단체장 등 20명과 천영석 회장이 직권 상정한 5명의 중앙 대의원이 참석해 열린다.
하지만 천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고 있는 유광건 의원(대구시) 등 일부 대의원들이 5명의 중앙 대의원 자격 문제를 제기, 총회를 거부했다. 유 의원 등은 이날 총회에서 천 회장의 불신임안을 낼 계획이었다.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출석 인원의 3분의2인 1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천 회장이 직접 추천한 5명의 중앙 대의원들은 불신임안에 반대하기 때문에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총회 자체를 거부했다.
대의원총회는 중앙 대의원의 자격 여부를 놓고 대한체육회의 유권 해석이 내려지는 대로 재개될 예정이다. 천영석 회장은 "체육회 유권해석이 내려지는 대로 1주일 안에 총회 소집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체육회의 해석에 따라 천 회장의 중도 퇴진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수 것으로 보인다.
총회 무산 사태를 계기로 탁구계 내부 갈등의 골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실업탁구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 말부터 유남규-현정화 대표팀 감독 동반 사퇴와 대표 선수단의 집단 훈련 보이콧,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의 탁구협회장 퇴진 운동 및 대표선수 선발 등을 둘러싼 잡음 등 일련의 사태들이 모두 이와 무관치 않다”며 분열된 탁구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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