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조사위원회가 2006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침공이 실패로 끝났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으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엘리야후 위노그라드 조사위원장은 30일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2006년 레바논 전쟁은 시기를 잘못 택했으며, 정부와 군 수뇌부가 전략적 사고와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조사위는 특히 헤즈볼라가 납치한 2명의 이스라엘 병사를 구출하는 것과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본거지 파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노그라드 위원장은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이 유엔의 휴전 결정이 내려진 후 전쟁 막판 60시간의 대공세를 명령한 것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국익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한 끝에 합법적 명령을 내렸다”며 면죄부를 줬다. 이에 따라 조사위 보고서 발표 전에 레바논 전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는 압력에 시달려온 올메르트 총리는 정치적인 짐을 덜게 됐다.
2006년 7월 12일 납치된 병사 2인을 구출한다는 목적으로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전격적으로 침공, 34일 동안 벌어진 이 전쟁은 군인 3분의 2를 포함한 이스라엘인 158명과 수백명의 민간인과 헤즈볼라 대원 등 1,000여명의 레바논인을 희생시켰다.
특히 이스라엘 군은 유엔 안보리의 중재로 휴전이 논의되고 있던 전쟁 막판에 레바논 남부 지역에 많은 지상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가 헤즈볼라의 격렬한 반격을 당해 33명의 병사를 잃었다.
전쟁이 멈춘 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전체적인 전쟁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헤즈볼라를 소탕하기 위한 막판 지상작전이 무익했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었으나, 올메르트 총리는 막바지 공세가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 내용에 이스라엘의 입장을 유리하게 반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무익한 작전이었다는 지적을 일축해 왔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 전쟁이 이스라엘에서 가까운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헤즈볼라를 밀어내고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을 증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패전했다는 지적조차 일축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