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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500억 털어 '남촌재단' 세운 사연은…

입력
2008.01.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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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 선친 유지 따라 순수봉사 재단 설립

허창수(60) GS그룹 회장이 저소득 소외계층의 자립기반 조성 지원을 위해 만든 '남촌(南村)재단'이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다른 대기업의 경우 그룹 계열사들이 자금을 출연,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과 동시에 상속세 절감 등의 목적으로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허 회장은 개인 소유의 GS건설 주식을 대거 팔아 500억원의 사재를 재단에 헌납했다. 오로지 허 회장의 사재로만 설립된 개인 재단인 셈이다.

그 배경을 이해하려면 허 회장의 가족사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씨와 허씨 가(家)의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는 남다른 전통이 있다.

바로 돈이 많거나 적거나, 근검절약하며 '나눔'을 통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이다. GS그룹을 일군 허씨 가문은 대대손손 진주 지역의 부촌(富村)인 지수면의 최고 유지였지만, 일제 강점기엔 독립군에 자금을 지원하고 가난한 이웃들을 보살피는 나눔을 실천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습성이 몸에 밴 허 회장은 2006년 12월 선친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아호를 딴 남촌재단을 발족했다. 나눔의 정신을 강조해온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다른 대기업들의 문화재단과는 차별화한 순수 자선봉사 개인 재단을 만든 것이다. 당시 허 회장의 재단 설립 사실은 공시 전까지 실무자 외에 아무도 몰랐을 만큼 조용히 진행됐다.

GS 관계자는 "허 회장은 지금도 재단이 벌이는 각종 자선행사를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할 정도로 조용한 실천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의 경영권 상속에 대한 생각도 다른 재벌기업 총수들과는 판이하다. 허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들과 만나 "자식이 능력이 되면 경영권을 물려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든 것 아니냐"면서 "'재산을 자손에게 그대로 남겨주는 것은 바른 대책이 아니다'라는 조부 허 준 선생의 말씀은 우리 세대에까지 계속 이어지는 가풍"이라고 강조했다.

허씨 집안의 나눔 정신이 깃든 남촌재단은 소외계층 환자를 위한 의료사업과 저소득 가정 자녀의 장학사업 등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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