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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률 큰 종목들 잇단 폭락… 기관 손절매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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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률 큰 종목들 잇단 폭락… 기관 손절매 나서나

입력
2008.01.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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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악재가 전무했던 30일 우리 증시가 급락하는 기현상을 보이자, '기관들이 손절매 덫에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대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손절매는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해 파는 것으로,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포트폴리오 조정과는 다른 개념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각자 손절매 규정을 갖고 있다. 이는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고른 종목이 아닌, 회사가 투자 종목군으로 뽑은 모델 포트폴리오(MP)에 적용된다. 예컨대 미래에셋이 동양제철화학을 모델 포트폴리오로 편입했다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손절매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손절매 규정은 자산운용사와 펀드별로 다르다. 우선 연기금 등을 위탁 운용하는 경우엔 코스피 추이와는 상관없이 매입 가격보다 주가가 일정 수준(보통 20%) 이상 빠지면 자동 손절매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요즘처럼 장이 불안한 상황에선 코스피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도 손절매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대다수 자산운용사는 코스피 추종 펀드에 한해 주가가 매입가격 대비 일정 수준(보통 10%) 이상 떨어지고, 코스피 대비 수익률 격차가 정해진 수준(20%)까지 벌어질 때에만 손절매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30일 기관들의 투매를 손절매로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관들이 이날 매도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두산, 두산중공업 등은 모두 코스피(2007년 11월 1일 종가 기준) 대비 20%포인트 이상 빠진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미래에셋을 따라 뒤늦게 중국 관련주를 샀던 일부 기관이 손절매에 나섰다"고 진단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제는 기관들의 손절매가 증시 하락을 부채질 한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하락장을 틈타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매도(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았다가 이틀 후에 되 갚는 것으로 주가 하락 때 수익 발생)를 하는 것 같다"며 "이 상황에서 기관이 손절매에 나서면 외국인 배만 불려 주는 꼴이므로 운용의 묘를 살려 기계적인 손절매는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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