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 및 남부 지방의 한파 폭설 피해 발생 이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귀성객들을 찾아가 일일이 손을 잡아주는 살뜰한 현장 행정을 펴 또 한 번 중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지난 5년간 경제와 민생을 책임져왔던 원 총리의 리더십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있어 향후 원 총리의 리더십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원 총리는 피해 폭설이 극심했던 29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기차역을 직접 찾아 열차 연착 등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귀성객들에게 “귀성객 여러분에게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일찍 귀향하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합니다. 철로를 최대한 빨리 열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30일에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로 향하는 기차에 직접 올라 귀성객을 위로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귀성을 맞아 발이 묶여 사나워진 민심을 어루만지는 모습이었다.
원 총리의 이런 행보는 그가 총리의 모범으로 여기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처럼 ‘인민의 총리’로 각인되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다. 원 총리는 2003년 취임 초부터 전임자 주룽지(朱鏞基)총리의 무뚝뚝하고 권위적인 총리상을 버리며 인민속으로 들어갔다.
취임 직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발생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환자를 위로하고, 이후 에이즈 감염 어린이들을 포옹하는 등 민초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이미지를 심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자 원 총리의 리더십에 뭔가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의 중국 문제 전문가 우종은 “지난 5년을 정리하면 경제문제에서 과감한 결정을 하지 못한 원 총리의 리더십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진단했다.
우종은 최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금리인상 등) 좀 더 과감한 정책을 폈더라면 오늘과 같은 인플레이션은 없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소개하면서 경제를 책임지는 원 총리가 급격한 경기 냉각을 우려해 과감한 경제정책을 구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민들의 홍콩 증시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가 번복하는 등의 사례에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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