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브랜드로 론칭하는 것보다도 재도전이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철수했다가 1년 반만에 돌아왔으니 이미지 회복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죠."
화장품브랜드 쓰리랩(3LAB)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정(49)이 31일까지 10여일 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3LAB은 '가짜 명품 화장품' 의혹을 받으며 과대광고로 행정처분을 받고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한 지 1년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 부산센텀시티점과 잠실점에 재입점했다.
1년 반 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3LAB은 2006년 7월 해외 유명백화점에 입점했다고 부풀려 선전했다가 '가짜 명품'으로 낙인 찍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쫓겨났다. 문제가 됐던 과대광고는 뒤늦게 현실로 옮겨졌다.
3LAB은 지난해 뉴욕 삭스피프스애비뉴, 바니스뉴욕, 영국 셀프리지 등 미국 영국 홍콩 등 해외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냈다. 정 씨는 "과거 사건 때문에 미국에만 사업을 집중할까도 했지만 고국에서 명예회복을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며 "매장을 눈으로 확인하니 기적 같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아 고객의 반응을 직접 살펴본 정 씨는 "생각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사건을 얘기하며 제품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해외에서 쓰던 제품이라며 반가워하는 고객도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매장 철수 이전보다 상당히 낮아졌지만 시간이 걸려도 차근차근 정도를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을 써보면 3LAB 화장품의 품질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가 화장품으로 포지셔닝한 만큼 그에 걸맞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좋은 원료를 개발ㆍ연구하는데 돈과 인력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쓰리랩은 올해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과 터키, 두바이 등 해외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