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경제성장의 뒷받침이 여러분에게서 나옵니다. (나를 찾기 전에) 내가 먼저 여러분을 찾겠습니다. 여러분의 비중이 이러니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물어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문화예술인들을 만나서 한 약속이다. 이 당선인은 31일에야 문화예술계 원로들과의 첫 간담회로 그 약속을 지켰다.
그 동안 문화예술인들은 답답했다. 어디에서도 문화예술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이념으로 물들어 버린 문화예술을 청산해야 한다고 외쳐도, 불법 다운로드와 투자 외면으로 생존위기에 몰린 문화산업을 되살릴 대책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역시 경제대통령이니 '문화는 찬밥'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문화전문가가 적은 것도 불안해 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의 관람까지도 홍보효과만을 생각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우리>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누구보다 문화를 많이 알고, 즐길 줄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문화에 미래가 있다"며 단편적이 아니라 전체 산업 속에서 문화컨텐츠를 이해하는 체계적 제도와 지원을 역설하는 지도자다. 문화의 창조(생산)와 향유(소비)가 일상에 스며들어야 가치가 있고 발전한다는 문화예술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알고 있는 듯, 간담회에서는 문화의 시대, 문화국가라는 말은 진부할 정도로 다 알고 있는 얘기라며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화합이었다. 찢어지고 흩어진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계도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있다. 최근 노골적으로 불거진 영화계의 대립은 빙산의 일각이다. 문화를 이념의 도구로 삼으면서 편 가르기를 일삼은 노무현 정부의 잘못이다.
이를 바로잡아 문화의 본질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문화의 본질을 외면한 어떤 정책, 지원, 인사도 문화발전과 문화예술인의 화합에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지난 10년의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과 문화예술인들이 자주 만나 사심 없이 지혜를 짜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