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31일 "저는 (취임 이후) 일주일 내내 청와대에 있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요일 오후 되면 나와 살다가 일요일 밤늦게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예술계 원로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오늘(31일) 보고 나면 앞으로 5년간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이렇게 자신의 청와대 생활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어령 대선배가 5년 후에나 다시 볼 것이라고 했는데 1년에 한 번씩은 (문화예술인들을) 볼 것"이라며 "(취임 해도) 평상 생활 반 정도는 유지하면서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기 5년은 잠깐인데 사람이 너무 변해도 안된다. 변해서 나오면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에 평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측은 이에 대해 "주말마다 밖에 나와 생활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초심을 잃지않고 국민과 가까이 호흡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간담회에서 "사회가 너무 갈라지고 분열돼서 우선 봉합을 하는 것이 제일 급한 것 같다"며 "너무 많은 곳이 찢어지고 흩어져서 걱정스러운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한국민의 장점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책임감도 토로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향후 5년을 태평성시로 만들려면 문화예술이 가장 꽃 피어야 한다. 문화예술이 꽃 피는 시대가 태평성시가 아니겠느냐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런 쪽으로 많은 정책을 배려하겠다는 기본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문화예술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문화의 시대라고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고, 이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령 전 장관은 "이 당선인이 민족의 결, 문화의 결, 거대한 흐름의 결을 찾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전 장관, 김종규 박물관협회 회장,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 영화감독 임권택 씨 등 문화예술인 30여명이 참석해 문화예술 정책 현안에 대한 건의를 했다. 참석자들은 5년 후 2만원씩 모아 이 당선인의 퇴임 파티를 열자는 즉석 결의를 하기도 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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