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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압박 속 과연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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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압박 속 과연 어디까지…

입력
2008.01.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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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해 9월 이후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선 뒤 지금까지 4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그 5개월 만에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은 5.25%에서 3.0%로, 5.75%에서 3.50%로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주식시장흐름이나 경기둔화속도를 감안하면, 추가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의 종착점이 궁금할 따름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일부 금융기관들은 FRB가 3~4월 미 연방기준금리를 2.5~2.75%까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제로수준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시중에 돈이 풀리고 경기 상승 효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겠지만, 과연 그 열매가 얼마나 달콤할 것인지, 혹시 독은 들어있지 않은지에 대한 비관론이 많다.

우선 시장의 반응이 그렇다. 31일 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도, 미 증시 상승은 반나절도 가지 않았다. 미 증시는 금리인하보다,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의 부실에 더 영향을 받았다. 뒷북치는 금리보다, 현 실물경제의 부실과 침체에 더 민감한 것이다.

금리인하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재림(再臨)'우려도 높아 가고 있다. 실질금리가 제로수준이 되면 저축이 감소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 되겠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달러가치 하락의 악순환을 부르게 된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상당수의 경제학자들은 FRB가 시장 분위기를 모두 맞출 필요가 없으며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기준금리가 3.5% 이하로 떨어지면 6~7개월 내에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면, 급격히 금리를 내렸을 때처럼 다시 황급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침 미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을 때라면,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만다. 때문에 FRB는 향후 2%대 금리인하로 발을 디디기 직전, 인플레이션 조짐과 경기침체 상황 등을 둘러보며 깊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RB는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실례로 2003년6월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춘 뒤 무려 1년 동안 이 수준을 유지한 적도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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