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펀드에 주목하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반복되는 쏟아져 나오는 얘기다.
가치주는 실제 기업의 적정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주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유사한 종목군 내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경우를 일컫는다. 가치주 펀드 매니저는 이런 종목들을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회사를 직접 탐방하고 기업의 적정가치를 산출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매니저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서 펀드를 운용하는 셈이다.
주식이 저평가 받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시장에서 이런 기업이 있는지 조차도 잘 몰라서 일 수도 있고, 성장주가 유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외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치주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꾸준한 수익률 내는 터라 펀드매니저들은 가치주를 발굴, 매입해 적정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쓴다. 따라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보단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겐 가치주 펀드들이 더 유용하다.
가치주 펀드들은 시장상황에 나빠질 때에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수익률 하락 방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조정을 받을 때 마다,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것은 부적절한 전략이다. 주식시장이 상승세일 때에는 성장주에, 조정기에는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면 잦은 펀드 갈아타기를 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성장주 또는 가치주 가운데 어떤 스타일이 강세를 보일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분산투자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대형성장주펀드에 70%, 가치주에 30% 정도로 분산투자 했다면, 이미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맞추어 각각 50%씩 또는 그 이상으로 가치주 펀드 투자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정기마다 가치주를 주목할 것이 아니라 항상 분산투자 원칙을 지켜 나가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비중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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