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58㎡(48평)형 아파트를 사려고 30일 인천 부개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찾은 은행원 김모(40)씨는 현장에서 마음을 바꿔 30평형대를 신청했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114㎡(34평)형이 과거 132㎡(40평)형 대의 크기가 돼 굳이 무리하며 대형아파트를 살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발코니 확장 효과가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를 앗아 가고 있다. 최근 전용면적 85㎡(25.7평)미만 중소형 아파트를 발코니 확장 공사를 통해 평수를 6~8평 늘리는 것이 유행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11만 가구를 넘어선 데도 불구하고 중소형의 미분양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대우건설 부개푸르지오 하만채 분양 소장은 "모델하우스를 찾은 대형 아파트 수요자들이 발코니 확장이 된 중소형을 보고 놀라워 한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실내공간이 넓어 158㎡(48평)형대 수요자들이 114㎡(34)평형대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단지는 중소 평형의 발코니를 확장한 결과 물량이 동이 났다.
동문건설 관계자도 "고양시 덕이지구에서 분양한 중소형 물량도 거의 계약이 끝났다"며 "발코니 확장비가 분양가에 포함돼 인기가 높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공급면적 84㎡(25평)형을 발코니 확장할 경우 24㎡(7.2평) 정도가 넓어져 전용면적 114㎡(34평)형과 비슷한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114㎡형도 26㎡(7.8평)가 커져 일반 132㎡(40평)형대 아파트 공간과 거의 차이가 없어진다.
특히 최근 업체들이 방과 거실을 고루 넓히는 '확장형 설계'를 적용해 실내 공간 활용을 최대화, 과거 발코니 확장 공사 때보다 훨씬 넓은 느낌을 준다.
발코니 확장형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지방 분양사무소는 설계변경까지 요구하고 있다.
대형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85㎡이상의 중대형 위주로 설계해 분양에 나선 단지를 85㎡미만 아파트 중심으로 교체해 실수요자들을 모아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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