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인도네시아에 근무하다 보니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석유, 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일본의 총리가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안정적인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을 두 나라 외교의 '관건적'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은 고도성장에 필요한 자원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묻지마' 식으로 석유, 가스, 석탄 그리고 최근 대체에너지로 각광 받는 팜오일 농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네시아는 가스 60년, 석탄 100년 이상 개발이 가능한 매장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는 2005년을 기준으로 할 때 LNG의 23.7%, 석탄의 17.5%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했다. 발전용 유연탄은 수입량의 24%를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왔다.
인도네시아는 또 바이오 디젤의 원료인 팜오일의 최대 생산국이다. 그러니 우리의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인도네시아의 위치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자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종래에는 에너지자원 시장에서 시장가격보다 더 쳐주면 물량 확보에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현물시장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대신 직접 자원 개발에 참여해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인도 등의 높은 경제 성장세에 따라 에너지 시장은 공급자 시장(seller's market)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안정적인 공급 문제가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한 기업인은 에너지 관련 회의에서 "우리가 인도네시아의 자원을 소홀히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직도 자원 개발에 소극적인 우리의 태도를 꼬집는 말이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자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동반한 개발이 효율적일 수 있다. 접근이 용이한 지역 또는 육지의 가스 유정은 이미 현지인과 외국이 선점한 상태다.
따라서 수송망 미비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내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일본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실제 한ㆍ일 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은 사례도 있다.
가스 및 석탄 개발에는 대규모 투자 및 고도의 탐사, 개발 기술이 필수적이고 가스 자원 개발은 실패 위험성도 높다. 따라서 공동으로 참여하면 위험과 비용을 분담할 수 있다.
해외 자원 개발은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성공의 관건이므로 정부와 국영 및 민간 기업이 합심해 현지 조사를 하고 수익성 모델 및 개발 참여 공식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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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진 주인도네시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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