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던 전날 경기는 본 경기를 치르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남자 핸드볼이 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일본. 승부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의 전력을 가진 일본 남자팀을 응원하기 위한 일본 응원단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1만명을 넘게 수용하는 일본 도쿄 요요기국립체육관은 온통 파란색의 물결. ‘필승 일본’ ‘GO! 북경!’ 등의 대형 현수막을 내건 일본 응원단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체육관 입장이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데도 불구하고 파란색 티셔츠와 대형 깃발로 치장한 응원단은 6시간 여 전부터 진을 치고 일본의 올림픽 진출을 기원했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 현장 판매분은 단 550장.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현장분 중 첫번째 티켓은 새벽 1시에 도착해 무려 15시간을 기다린 열성팬의 차지가 됐다.
일본팬들의 광적인 응원에 대항한 ‘소수정예’ 한국 응원단의 열기 역시 뜨거웠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실제 모델인 임오경과 오성옥은 주연 배우 문소리 김정은과 나란히 앉아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문소리는 오성옥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포옹을 하는 등 친분을 과시해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의 바로 뒷줄에는 전날 베이징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쥔 여자 대표팀이 자리해 응원전에 동참했다.
일본의 심장부인 요요기국립체육관에서 벌어진 두시간 여의 한일 응원대결. 이날 경기의 승자는 한국이었지만, 요요기를 뜨겁게 달군 응원전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도쿄=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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