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용 5단 ● 이재웅 5단
<장면 1> 이번 바둑은 올해 명인전 예선에서 가장 큰 이변이 발생한 F조 결승전이다. 원래 F조에는 랭킹 9위 '괴물 초단' 한상훈과 12위 '온포'(온소진)에 김승준(23위) 이성재(26위)까지 상위 랭커들이 여러 명 포진하고 있어서 대충 이 중에 한 명이 본선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장면>
한상훈이 3회전에서 랭킹 44위 최원용에게 딱 반집을 져서 탈락했고 온소진도 4회전에서 50위권 밖인 이재웅에게 무릎을 꿇었다. 최원용과 이재웅은 이후 이성재와 김승준까지 물리치고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하위 랭커들의 반란이 멋지게 성공한 셈이다.
좌상귀에서 새로운 형태가 나왔다. 흑7로 걸쳤을 때 흔히 A로 협공하는 게 보통인데 최원용이 따로 생각해 둔 그림이 있는 지 한 칸 더 멀리 백8로 두었다.
그러자 이재웅이 흑9로 대사씌움 했고 이때 최원용이 간명하게 백10으로 응수한 게 앞서 백8로 두었을 때부터 구상했던 작전이다. <참고도> 처럼 두어 달라는 뜻이다. 참고도>
부분적으로는 물론 정석이지만 지금은 △가 멀찌감치 흑 세력을 적절하게 견제하고 있으므로 백이 만족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재웅도 그게 싫었는지 백의 주문을 거부하고 흑11로 그냥 올라서는 변화를 택했다. 이렇게 된 이상 백18까지는 거의 외길 수순. 이제 앞으로 상변 흑 세력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박영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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