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직원들 흐믓한 미소
우리은행 박건연(46) 감독은 삼천포 시리즈(26~28일)를 앞두고 경남 사천시에 사는 처형에게 전화를 했다. “가격은 상관 없으니 가장 좋은 것으로 30개만 준비해주세요.” 박 감독은 신신당부했다.
박 감독은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구단 직원들을 위해 설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박 감독은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과 작은 것을 나눈다.
프로농구 SK 코치, 연세대 감독 등을 역임한 박 감독은 지난해 5월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았다. 박 감독은 전임 감독 파문으로 흐트러져버린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안간힘을 썼다. 질책보다는 칭찬으로 선수들을 품었다.
하지만 당장 눈에 띄는 효과는 없다. 4위 국민은행과는 1경기차밖에 나지 않는 데다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4강 희망은 충분하지만 그래도 성에는 차지 않는다. 그러나 박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는다.“애들은 잘해주고 있어요. 제가 더 잘해야죠.”
박 감독은 28일 서울 장위동 숙소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선수들과 직원들은 물론, 식당 아주머니, 운전기사 아저씨에게도 선물은 돌아갔다. 박 감독이 준비한 선물은 삼천포 산 쥐포 한 상자였다. 선수들과 직원들은 하루종일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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