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 등은 모두 창고에서 기업을 만들어 성공한 벤처 신화의 주역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NHN 성공신화의 주역인 이해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 등 국내 벤처 신화의 주역들과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벤처기업인들이 기업 성공 후 대기업 재벌 총수들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반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은 여전히 활발하고 창조적인 활동으로 기업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업들이 가난한 사람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주창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또 6월에 은퇴하면 자신이 부인과 함께 세운 자선재단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스티브 잡스도 지난해와 올해 맥월드에 참석해 아이폰, 맥북에어 등 세간의 이목을 받는 신제품들을 직접 시연하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픽사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만들어 ‘토이스토리’ 등 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애플에 복귀한 뒤에는 암을 이겨내고 창조적 기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벤처신화를 일군 주역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제대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굳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부단한 연구와 노력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는 것이 성공한 기업인의 의무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국내 벤처신화의 주역들에게 거는 기대에 비해 활동이 미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단순히 부의 축적이라는 과실에만 집착해 벤처기업을 만든 게 아니라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언론, 강연 등 대외활동으로 벤처업계에 힘이 보태줄 일을 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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