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계 반발·민주 통합 물려 폭풍 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29일 4ㆍ9총선 공천심사위원장에 박재승(69)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내정했다. 설 연휴 전까지 공천심사위원 구성을 매듭지을 방침이어서 사실상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전남 강진 출신인 박 위원장은 서울ㆍ제주ㆍ수원지법 판사를 거쳐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학교법인 대양학원(세종대) 임시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나라당이 서울지검장 출신의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을 기용한 데 이어 신당도 변호사 출신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발탁, 원내 제1, 2당의 심사위원장을 모두 법조인이 맡게 됐다.
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임명 배경에 대해 "손학규 대표의 지인을 통해 추천을 받았지만 개인적 인연은 없다"며 "박 변호사의 개혁적 성향과 강직함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신당은 외부인사 영입난에 따른 우여곡절끝에 공천심사 사령탑을 세웠지만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현재 호남의원들은 '호남 현역들을 본보기로 물갈이해야 한다'는 당내 기류에 반발, 집단대응에 들어갔다.
당무에서 배제되고 있는 정동영계는 신당 창당 카드를 거론하며 공개적인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손 대표 체제에 부정적인 인사들과 당 밖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도 '제3지대 신당'에 연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탓에 공천심사위원 구성 및 공천 원칙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조정여부는 손학규 체제의 안착에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신당 관계자는 "각 세력간 불만을 일시 봉합한 형태로 짜여졌던 당 쇄신위의 쇄신안이 공심위 활동의 주요 기준과 원칙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파간 전면전을 앞둔 폭풍 전야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공심위 구성은 민주당과의 통합협상과도 연동돼 있다. 민주당쪽에서는 적정 비율의 공심위원 참여를 보장할 것을 신당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대변인은 "손 대표는 전원 외부인사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ㆍ외부 인사가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계파 안배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