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까지만 해도 매년 수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기던 미국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잇달아 낙마하고 있다.
아마스 파카하니 메릴린치 공동사장(49)은 28일(현지시간) 메릴린치 역사상 '최악의 투자'로 꼽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퍼스트 프랭클린 파이낸셜 인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했다.
21년간 메릴린치에서 잔뼈가 굵은 파카하니 사장은 지난해 5월 사장 취임 전까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관리책임자(CAO)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 사임한 스탠리 오닐 전 최고경영자(CEO)가 '조직의 강력한 리더','키 플레이어'로 묘사할 만큼 신임을 받았으나, 서브프라임 유탄을 맞고 취임 8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 최대의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CEO 안젤로 모질로(69) 회장도 이날 아메리카은행(BOA)이 이 회사를 인수하는 시점에 맞춰 퇴임키로 결정했다.
모질로 회장은 퇴직수당 등 3,750만 달러의 퇴직 급여를 포기하기로 했다. 1969년 컨트리와이드를 공동 설립한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 후에도 거액의 급여를 수령해 구설수에 올랐다. 모질로 회장은 퇴직 후 고문 수당으로 받을 연 40만 달러와 자가용 비행기 운행 등의 특전도 포기할 예정이다.
앞서 9일 서브프라임 부실 책임을 지고 베어스턴스의 CEO 제임스 케인 회장이 물러났고,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의 그랜트 크발하임 공동사장도 퇴진했다.
지난해 말에는 월가의 전설적인 인물인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CEO가 회사를 떠났고, 씨티그룹도 찰스 프린스 전 CEO를 퇴진시켰다. 서브프라임 충격은 앞으로 일반 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확산돼 기업 CEO들의 사퇴도 잇따를 전망이다.
미국 2위 유통업체인 타깃의 CEO 밥 울리치(65) 회장은 실적 부진으로 5월 1일 사임할 예정이다. 울리치 회장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자리잡은 타깃을 월 마트에 이어 미국 2위 유통업체로 키운 일등 공신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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