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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또 다른 나

입력
2008.01.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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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셀던 / 북@북스소설 3억부 팔아치운이야기꾼의 인생역정

2007년 1월 30일 미국 작가 시드니 셀던이 사망했다. 90세였다. 아마 30대 이상의 한국 독자들 가운데, 그의 소설 18권 중 한 권 정도 안 읽어본 이 드물 것이다. 요즘 어린 친구들 가운데 해리 포터 시리즈 한 권 안 읽어본 이 없는 것처럼. 그의 소설은 180개 국에서 51개 언어로 번역돼 3억 부가 넘게 팔렸다.

신작을 낼 때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놓는다는 3명의 스타 작가 – 스티븐 킹, 시드니 셀던, 존 그리샴 – 중에서도 셀던은 가장 광범한 독자층을 갖고 있다. 그는 사망 2년 전에 낸 자서전 <또 다른 나> 에서 말한다. “성공 비결로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을 꼽고 싶다. 외국의 독자들이 내 소설들과 일체감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사랑과 증오와 질투가 인류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애증과 배신, 성공과 좌절, 욕망과 음모야말로 시드니 셀던 소설의 코드다. 그러나 그가 숨기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는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에서 ‘현실감’과 ‘일체감’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사실 우리가 셀던에 빠져드는 이유는 그의 소설 속 캐릭터들이 나 자신의 삶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환상적인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셀던의 출세작 <깊은 밤 깊은 곳에> (1974ㆍ원제 ‘The Other Side of Midnight’ㆍ셀던 자신도 이 소설에 가장 애착을 느꼈던지 자서전 제목을 ‘The Other Side of Me’라고 했다)를 읽는 독자들은 자신이 마치 주인공 노엘이 된 듯 착각하지만, 실제로 노엘 같은 삶을 살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독자들이 셀던을 읽고 얻는 것은 흔한 말로 대리만족이다.

아무튼 셀던의 소설은 재미있다. 대공황기, 자살하려던 17세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의 자서전 <또 다른 나> 도 소설처럼 흥미로운, 한 이야기꾼의 인생역정이다. 1970년대 우리가 즐겨 봤던 TV 시리즈 ‘내 사랑 지니’도 그의 작품인 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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