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퇴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이 차기 정부가 할 일에 대해 시비를 걸며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어린 아이가 땡깡 부리는 꼴이다. 과대망상증 환자 같다”(나경원 대변인)며 격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고 새 정부의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법안이 대통령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국정을 단절시키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겠다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면서 “기본이 안 돼 있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인수위가 졸속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만든 것처럼 주장한 것은 특유의 오만과 독선의 발로”라며 “소모적인 부처 이기주의를 부추기고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포퓰리즘적 행태에 끝까지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아름답게 퇴장하는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충고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 말대로라면 정권교체 때마다 가치와 철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권 인수 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것은 국회 심의권을 정면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훈 원내공보담당부대표는 “노 대통령은 새 대통령 헌 대통령 편 가를 게 아니라 국정 연속성을 위해 임기 중에 할 일은 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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