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혼부부나 서민들의 ‘엔트리 하우스’(생애 첫 구매 주택)였던 옛 20평형대(공급면적 99㎡ 미만) 소형 민간아파트가 수도권에서 사라지고 있다.
28일 금융결제원과 국민은행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이 봇물을 이룬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3개월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1만8,947가구 중 20평형대 소형 민간아파트는 2.6%인 494가구에 불과했다.
대한주택공사와 SH공사 등이 분양한 공공아파트를 포함해도 1,356가구에 그쳤으며, 그나마 이 중 절반 이상인 666가구는 서울 은평뉴타운 철거 주민들에게 제공한 특별공급분이어서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서울의 경우 100가구 이상 규모의 분양공고를 낸 민간사업자 중 20평형대 아파트 공급은 ‘0(제로)’였다. 서울에서는 과거 젊은 시절 ‘내 집 마련 시작’의 상징이었던 20평형대 민간아파트의 공급이 사실상 끊긴 것이다.
소형아파트의 절대적 공급부족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형아파트(전용면적 18평 이하ㆍ60㎡ 이하)의 건설 실적은 2002년 14만4,564가구를 정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해 지난 2006년에는 5만3,929가구에 불과했다.
소형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줄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민간 소형아파트가 펜트하우스 만큼이나 귀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에서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소형 아파트의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전ㆍ월세까지 올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가 2.4%정도 올라 안정세를 보였지만, 소형아파트는 10.96%나 상승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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