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2월5일‘슈퍼 화요일’이전으로 앞당겼다는 이유로 결과를 무효화하기로 한 29일 플로리다 예비선거를 둘러싸고 각 주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은 모두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 플로리다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서약했다.
그러나 경선 대결이 첨예해지면서 각 대선주자들은 플로리다주 대의원들의 전당대회 투표권은 박탈됐지만 플로리다 예비선거의 결과는 바로 이어질 ‘슈퍼 화요일’경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플로리다 현지에서는 이 주의 독특한 규정에 따라 허용된 조기 투표에서 이미 35만여명이 투표를 마치는 등 이상 열기가 번지고 있다.
그러자 플로리다주는 민주당 경선에서는 역대로 늦게 예비선거를 치르는 바람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선 본선에서는 공화당과의 맞대결에서 중요한 승부처가 돼 왔다는 점에서 플로리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축시키는 예비선거 무효화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신경전에서는 힐러리 의원 진영이 가장 도발적이다. 플로리다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결과에 고무된 듯 힐러리 의원은 노골적으로 플로리다주 예비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27일 선거운동이 아닌 정치자금 모금행사 참석을 빌미로 플로리다에 들렀고 29일 예비선거가 끝난 뒤에도 플로리다를 방문하겠다고 공언했다. 예비선거에서 이기면 자연스럽게 플로리다에서 승리 연설을 하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힐러리 의원은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려고 나선 내가 플로리다 유권자들의 표를 외면할 수 없다”며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플로리다 대의원들을 참석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곤혹스러워진 오바마 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측은 약속대로 선거운동을 하지 말자는 입장이나 오바마 의원 지지자들은 오바마 의원이 나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의원 지지자들이 플로리다주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대해 맞불을 놓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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