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3억 명의 인파가 움직이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ㆍ설)를 앞두고 50년 만에 찾아온 한파와 폭설로 교통이 두절되면서 최악의 귀성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통 두절은 생필품 운송을 어렵게 만들면서 물가인상까지 부채질하고 있어 인플레 잡기에 나선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 기상대는 28일 중국 내륙지방에 대해 최고수준의 적색 대설 경보를 내렸다. 이는 이달 12일부터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안후이(安徽)성 등 내륙 지방 10개 성을 중심으로 50년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 닥쳐 교통과 물류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26일부터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를 연결하는 징광(京廣)선 중 후난(湖南)성 구간의 철도 전기선들이 동파로 끊어지는 바람에 100여편의 열차가 멈춰 서거나 연착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승객 수만명이 열차안에 갇혀 추위에 떨었고 광저우 등지에서는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느라 26, 27일 이틀간 15만명이 기차 역에서 발을 굴렀다. 26일에는 전국적으로 수백만명이 귀성을 포기했다. 내륙 한파로 인해 귀이저우(貴州)성 귀이양(貴陽)에서만 1,500명이 동상 등으로 입원하고 내륙 공항들은 대부분 폐쇄됐다.
현재 중국 전역 철도구간에서 운행 도중 멈춰진 열차가 200여편이 넘고 있다. 특히 후베이성 등을 통과하는 베이징과 홍콩의 치우룽(九龍)을 잇는 징지우(京九)선의 경우 97개 열차편의 경우 운행이 하루 이상 지연되고 있다.
폭설로 인한 빙판으로 베이징과 주하이(珠海)를 잇는 고속도로에서는 무려 50㎞에 달하는 정체구간이 발생하고 저장(折江)성 일대에서는 장거리 버스가 운행을 중지했다.
한파는 대도시에서 일하는 1억명 이상의 농민공(농민이면서 생계를 위해 도시로 나와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고향인 내륙지방에서 극심했다는 점에서 귀성 피해를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6% 이상씩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 당국은 교통 두절로 대도시의 채소와 식량가격은 물론 내륙지방의 생필품 가격이 뛰어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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