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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철권악명'도 덮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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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르토 '철권악명'도 덮어질까

입력
2008.01.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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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숨진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0여년간의 철권 통치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애도를 받고 있다. 그의 빈소에는 국내외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국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수많은 인사들이 운집했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시신은 28일 자카르타의 자택에서 장지인 중부 자바의 솔로시(市)로 운구돼 인근 카랑안야르 지역에 위치한 가족선산 '아스타나 기리방운'에 안치됐다.

유노유노 대통령은 27일부터 일주일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하면서 “수하르토는 국가에 위대한 봉사를 했다”며 “전 국민이 고인의 위대한 업적을 애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V 방송은 27일부터 ‘잘 가시오, 위대한 장군’이란 제목으로 그의 통치기간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함께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생방송으로 계속해서 전했다.

장례식에 앞서 자카르타 자택에 마련됐던 고인의 빈소에는 유도요노 대통령과 유숩 칼라 부통령 내외를 포함, 압두라흐만 와히드 전 대통령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및 우방 대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수하르토를 애도하는 시민 수천 명이 자택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일반인에게도 빈소가 공개했다.

그의 통치기간 중 희생자가 50만~100만명에 달할 정도였는데도 이 같은 애도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은 그의 개발독재가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의 후계자들이 정ㆍ재계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유도요노 대통령도 수하르토 집권기간에 군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의 추종자다.

그의 독재 통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의 재임 중 탄압받았던 동티모르의 시민단체는 “수하르토는 감옥이 아니라 침대에서 숨졌다”며 “수많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법의 심판을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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