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셔틀콕의 에이스' 이현일(28ㆍ김천시청)이 부동의 세계 1위 린단(중국)을 꺾는 기염을 토하며 2008요넥스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세계 랭킹 23위의 이현일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계속된 대회 최종일 남자단식 결승에서 린단에 2-1(4-21 23-21 25-2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6월 대표팀 복귀 이후 첫 우승(상금 2만700달러)을 차지했다. 한국이 코리아오픈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96년 김학균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또 이현일이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인도네시아오픈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세계 톱 랭커들을 연파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이현일은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 '배드민턴의 페더러'라 불리는 린단마저 꺾어 베이징올림픽 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켰다.
1세트를 내줄 때만 해도 린단의 벽은 높아만 보였다. 이현일은 4-2로 앞선 상황에서 단 한 점도 따내지 못한 채 내리 19점을 내주며 4-21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러나 심리적인 안정을 취한 이현일은 2세트부터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와 네트 앞에 떨어지는 절묘한 헤어핀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23-21로 따낸 이현일은 3세트 들어서도 시종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린단에 맞섰다.
승부의 분수령이 갈린 것은 21-21 듀스 상황. 이현일의 스매싱이 상대 왼쪽 코트에 꽂히자 선심과 주심은 인을 선언했지만 린단은 아웃이라고 강력하게 어필하며 라켓을 집어 던졌다. 린단은 심지어 한국 대표팀의 리마오 중국 코치에게 거칠게 덤벼들며 추태를 부렸고, 결국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다.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한 린단은 23-23 동점에서 내리 2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이현일은 "1세트를 쉽게 내줬지만 어차피 풀세트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3세트 15점 이후 승리를 확신했다"며 "일단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데 주력한 뒤 체력과 집중력을 좀 더 보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벌어진 혼합복식 결승에서도 이용대-이효정(이상 삼성전기ㆍ세계 19위)조가 인도네시아의 강호 플랜디 림펠리-비타 마리사(5위)조에 2-1(15-21 21-14 21-1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5개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여자단식, 여자복식)를 따내며 2005년(금메달 3개, 동메달 2개)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한편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지난해 중국에서 홍콩으로 적을 옮긴 초우미(11위)가 중국의 루란(3위)을 2-1(21-18 15-21 21-15)로 꺾고 우승했고, 중국 팀끼리 맞붙은 여자복식에서는 두징-유양조가 가오링-자오팅팅조를 2-0(21-15 21-13)으로 물리쳤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