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를 포함, 지금까지의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2승2패씩을 기록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2월5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한치도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패한 힐러리 의원은 예비선거 결과를 채 확인하기도 전에 테네시주로 날아가 흑인들을 상대로 유세를 펼쳤을 정도로 양측의 기세싸움은 치열하다.
미 50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 또는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을 일주일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그 판세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일단은 힐러리 의원에게 유리하다. 힐러리 의원은 전국적 지지도에서도 아직 오바마 의원을 앞서고 있을 뿐 아니라 ‘슈퍼 화요일’에 경선을 치르는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주 등 대의원 수가 많이 할당된 4개 대형주에서 오바마 의원을 이기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일반적이다.
힐러리 의원은 이 4개 주에서 대략 40%이상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고 오바마 의원은 20%후반~30%대의 지지로 힐러리 의원을 추격하고 있다.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에 모일 4,050명의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인 2,025명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는데 ‘슈퍼 화요일’에 할당된 대의원 수 1,600여명 중 900여명의 지지가 캘리포니아 등 4개 대형주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그 파괴력이 크다.
네바다 코커스에서도 드러났듯이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의 지지에서 힐러리 의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뉴멕시코 경선 등에서 힐러리 의원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오바마 의원에 대한 흑인들의 지지가 폭발했지만 흑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앨라배마, 테네시주 등에서 힐러리 의원이 아직 앞서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경선에서 확인된 오바마 의원의 강점에 비추어보면 오바마 의원이 ‘슈퍼 화요일’에 대약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선 오바마 의원이 4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 흑백에 관계없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은 이들의 투표율에 따라 상당히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인종적 대결 양상이 나타나기는 했으나 오바마 의원이 백인들의 표이탈 현상을 그 정도 수준에서 막아낸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8% 득표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으면서도 경선 계속 참여를 선언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결과적으로 오바마 의원을 돕고 있다. 서서히 뭉치기 시작한 백인들의 표가 힐러리 의원과 에드워즈 전 의원 사이에서 다시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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