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29ㆍ미들즈브러)이 기나긴 골 가뭄을 해갈하며 부진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동국은 26일 밤(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필드밀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2(4부리그) 소속 맨스필드 타운과의 2007~08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에 선발 출전,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지난해 8월30일 노샘프턴과의 2007~08 칼링컵 2라운드 홈경기(2-0)에서 쐐기골을 터트린 후 무려 149일 만에 가동한 득점포로, 지난해 1월 미들즈브러 유니폼을 입은 후 맛본 두 번째 골이다.
제레미 알리아디에르와 함께 4-4-2 포메이션의 투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동국은 전반 17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 네트를 갈랐다.
이동국은 전반 37분 알리아디에르의 크로스를 헤딩슛했지만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가며 추가골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고,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호삼 미도와 교체 아웃됐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42분 제이크 벅스턴의 자책골로 2-0으로 승리하고 5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날 골은 이동국에게는 ‘기사회생’의 의미를 띄는 것이다. 비록 4부리그 하위팀을 상대로 했고 문전 혼전 중에 얻은 것이지만 상황이나 과정과 관계 없이 골을 넣었고 팀이 승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정신적 중압감을 털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올 시즌 득점 기회를 놓쳐 지역 언론의 비난을 받았고 득점포의 장기 침묵으로 출전 기회조차 변변히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긋지긋한 무득점 사슬을 끊어버림으로써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계약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이동국은 팀 내에서 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재계약이 멀어지는 듯 했지만 남은 3개월 동안 그간의 골 가뭄을 만회한다면 잔류 희망을 되살릴 수 있다.
이동국에게 남은 것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것이다.
부상 중이던 공격수들이 팀에 합류해 출전 경쟁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미들즈브러가 최근 화끈한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컨디션과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기회는 충분히 찾아올 수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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