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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사들의 동의부터 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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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사들의 동의부터 구해야

입력
2008.01.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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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도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 내지 못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참여정부의 노력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정부당국과 전교조와 같은 특정 교원단체와의 밀월(蜜月)관계로 인해 사상이나 이념을 달리하는 다른 교원단체들의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교사들 간의 대립과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학교 교육 현장은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부실해지고 사교육비는 폭증하게 된 것이다.

■ 영어교육 개혁등 성공 미지수

다음 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있지만, 그 성공 가능성은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교육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금요일 저녁 TV 뉴스를 보면서,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한국교총과 같은 특정 교원단체의 임원들은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이명박 당선인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를 하는 모습이 방영될 때, 같은 시각 전교조 임원들은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인수위원회 정문 앞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모습이 방영되었기 때문이다.

사람과 단체만 서로 바뀌었을 뿐이지 지난 정부 시절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한국교총과 전교조를 포함한 모든 교원단체의 대표들이 이 당선인과 함께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로 풀어야 하며,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타당하고 적절한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상과 이념을 초월하여 다양한 의견들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야 하며, '편가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교사 개개인의 사상과 이념이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학생들 앞에서는 교사가 항상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하듯이,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부당국도 그러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고 해도 교사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정착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교사는 학생과 직접 대면하는 교육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지도하는 실제적인 교육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동반자인 것이다.

■ 적극적 참여 이끌어낼 방안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010년부터 고교 영어수업 영어로 진행하기'와 같은 경우에도, 새로운 영어교사 충원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현직 영어교사들에게 자가연수비를 지원하는 등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직 교사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신뢰하며, 그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지원과 보상이 주어진다면 2010년부터 기꺼이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현직 영어교사들 중 기회와 여건을 제공해도 그러한 능력이 없거나 준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 경우에 한해서만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요컨대, 교육개혁은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을 때 성공할 수 있으므로, 이명박 정부는 사상과 이념을 초월하여 가급적 많은 교사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이야말로 교육개혁을 위한 진정한 동반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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