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상담기록 증거채택 논란 "무승부"

피고인의 법무법인 상담기록이 법정에서 유죄 입증의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검찰과 론스타코리아 측의 공방(본보 12일자 6면 보도)이 무승부로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24일 열린 론스타의 한국내 부동산 자산관리ㆍ운용사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정헌주씨의 배임ㆍ횡령 사건 공판에서 정씨 회사와 A법무법인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대한 검찰의 증거 채택 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A법무법인이 사건 관련자에게 수사기관에서 거짓 진술을 할 것을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어, 피고인의 유죄 판단에 중요한 증거”라며 이메일을 제출했고, 변호인 측은 “변호사와 의뢰인의 상담 내용이 증거로 사용될 경우, 형사소송법에 보장된 변호인 교통접견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재판부에 기각을 요구했다.

법원은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 상담기록 증거 채택의 위법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유보했다. 검찰은 “전례가 없는 사안이므로 다른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기각사유가 해당 자료의 위법성 때문이 아님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해당 이메일의 증거 기각 이유가 ‘채택 필요성 부족’임을 공판기록에 명시토록 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