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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비밀금고 존재 확인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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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비밀금고 존재 확인안돼"

입력
2008.01.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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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을 둘러싼 조준웅 특별검사팀과 삼성 측의 숨바꼭질이 숨가쁘다. 삼성은 “아무 것도 없다”며 자신만만하지만 삼성 관련 제보가 속출하고 있고, 특검팀은 의혹이 제기되는 즉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검팀의 이례적 신속 대응

25일 특검팀은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와 서울 수유동, 경기 과천시에 있는 전산센터를 새벽 3시30분에 급습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삼성화재가 가입자에게 미지급한 보험금으로 한달에 3,000만원, 1년에 15억원씩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삼성화재 직원 출신의 제보가 전날 방송뉴스에 나온 지 약 6시간 만이다.

특검팀은 보도를 접하자 마자 심야에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 받고 새벽 1~2시에 수사관들을 불러모아 압수수색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제일기획 보유 주식을 대거 매입해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의혹도 있어 처음부터 특검팀의 주목을 받아온 곳이었다.

특검팀이 ‘신속 대응’에 나선 것은 삼성 측이 증거 인멸 등 ‘방어’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않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삼성 에버랜드 물품창고가 ‘삼성의 비밀그림 창고’라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을 때도 보도 다음날 바로 압수수색에 나서는 신속함을 보였다.

법원의 이례적인 전폭 지원도 특검팀의 행보를 돕고있다. 지금까지 특검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은 한번도 기각된 적이 없고, 계좌추적 영장도 대부분 실시간으로 발부되고 있다. 법원은 특검팀의 요청에 따라 관련 영장은 법원 직원을 거치지 않고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직접 접수하는 등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전격 압수수색이 수사 성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삼성화재 측은 전날 방송 직후 특검팀 기자실을 찾아와 “사옥 22층에 비밀금고는 없다. 지금 촬영해도 좋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 측의 대응으로 미뤄 볼 때 이번 압수수색도 삼성 측이 관련 증거를 모두 없앤 뒤 진행된 ‘뒷북’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삼성 비자금 관련 제보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압수수색의 강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삼성화재 관련 제보도 방송 보도 전에 이미 특검팀에 접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수사 돌파구 찾나

압수수색의 성과를 두고는 논란이 있지만 서미갤러리 등에 대한 미술품 수사는 전망이 밝아 보인다. 삼성가(家)의 그림 구매를 전담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날 소환 조사를 받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행복한 눈물’은 내가 샀다”고 주장한 만큼, 구입 비용 700만 달러의 출처를 해명해야 한다.

더욱이 2002년, 2003년 서미갤러리가 미국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구입한 그림 30점의 구매가는 320억원에 달해, 삼성 외에 다른 거래처가 거의 없었던 서미갤러리로서는 그 자금원을 설명해야 한다. 320억원 전액이 삼성 측 자금으로 드러난다면, 특검팀은 자금 조성 경위 규명에 집중할 것이고 비자금 의혹 수사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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