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의 여성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26일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뉴햄프셔 이변’을 재현할 수 있을까. 힐러리 의원은 9일 실시된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뒤졌던 여론조사 결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표율 39%대 36%로 뒤집기에 성공했었다.
24일 공개된 로이터-조그비 합동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 의원은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연승을 거뒀음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지지율 24%로 오바마 의원(39%)에게 상당한 차이로 뒤쳐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흑인들의 오바마 의원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이 이러한 벽을 넘어 오바마 의원을 누르기 위해서는 뉴햄프셔에서 이른바 ‘눈물 효과’등에 의해 여성 지지가 순식간에 확산됐던 것처럼 이변을 낳을 새로운 지지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에 대한 백인 여성들의 지지는 이미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돼 있어 더 이상 폭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당파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오바마 의원이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힐러리 의원이 이들로부터 기회를 만들어 내기는 더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결국 힐러리 의원은 흑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흑인표 공략에 의존하면서 백인 여성들이나 노년층이 좀더 많이 투표장에 나오기 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결론적으로 뉴햄프셔에서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이변이 현실화할 경우, 힐러리 의원은 그야말로 날개를 다는 셈이 된다. 반대로 힐러리 의원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패한다면 한층 긴장된 상태에서 2월5일 ‘슈퍼 화요일’을 맞아야 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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