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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훈아 괴담'을 키우고 부풀려 온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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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훈아 괴담'을 키우고 부풀려 온 사회

입력
2008.01.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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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은 날카롭고 정확했다. 25일 기자회견에서 가수 나훈아(61ㆍ본명 최홍기)씨는 확실한 상황설명으로 자신에 대한 괴소문들이 모두 황당한 '거짓'임을 밝혔다.

40년 가수인생, 가수로서의 철학까지 피력하며 때론 격하게, 때론 비유를 섞어가며 잠적설, 중병설, 여배우와의 염문설을 일축했다.

유부녀와의 관계설을 부인하면서는 "꿈에라도 그랬다면 여러분들 집의 개XX"라고 흥분했고, 일본 야쿠자에 의한 신체 일부 훼손설을 언급하면서 "3류 소설이라고도 볼 수 없는 기막힌 이야기"라며 바지를 내려 보이려는 행동까지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해명'이 아니라 "하고 싶은 얘기를 그대로 하려고 나왔다"고 했다. 해명은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며, 자신은 한 게 없기에 해명할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기자회견으로 소문은 잠잠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나씨와 두 여배우의 상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상처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나씨의 말대로 확실하지 않은 얘기를 실제에 근거하지 않고 오도한 기자와 언론이 해명하고 소문을 키운 일부 황색 저널리즘이 책임을 져야 한다. 무책임한 입을 가진 사람들과 인터넷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사를 다룰 때는 적어도 신중해야 했다. 당연히 더 알아보고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써서 나도 한 줄 썼다, (그 사람은) 방조자다. 나는 한 줄도 안 썼다, (그 사람은) 방관자다" "네티즌들 들끓게 만들고 인신공격이 나쁘다고 그들을 부추기는 사람이 누구냐" "일이 많더라도 뛰어서 진실에 가까운 얘기를 해야 했다"는 그의 말이 아프다.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천박한 사회일수록 소문의 번식과 전파력은 강하다. 특히 삶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나 대중스타에 대해서는 멋대로 상상하고 함부로 입에 담는다.

소문은 멀쩡한 사람을 불구로 만들고, 불치병으로 죽여 버린다. 그 피해자인 나훈아씨의 절규와 눈물과 분노를 보면서 우리사회의 고질과 병폐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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