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타로(Tarot) 카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 무렵입니다. 고대 인도의 경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타로는 지금의 트럼프 카드의 옛날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홍대 앞, 대학로 등에서 타로 카드로 운세를 봐주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직은 78장이나 되는 카드의 의미를 읽는 게 쉽지 않아 그다지 대중적인 미래 예측도구는 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점집을 찾아가기 꺼려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특별한 선천적 능력이 없어도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타로 카드는 꽤 많은 마니아 층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전국의 타로 카드 동호인 수는 약 5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DIY 점’에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타로 카드, 우리 일상의 유능한 컨설턴트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국제 공인 타로 마스터인 최정안 타로 코리아(www.tarotkorea.co.kr) 대표의 도움말로 들어봅니다.
타로 카드를 배우려면 물론 먼저 카드를 구해야 합니다. 인터넷쇼핑몰이나 대형서점에서 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적당한 입문서 등 가이드를 보고 거기 등장하는 디자인의 카드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원래 타로 카드에 담긴 상징을 책으로 공부해도 어렵지 않겠죠.
타로는 보통 광대, 황제, 마법사 등 각종 그림이 그려진 22장의 메이저 카드와 56장의 마이너 카드(검, 지팡이, 성배, 금화의 네 종류로 나뉘며 각 14장으로 구성)로 이뤄져 있습니다.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카드를 읽는 사람에게 “올해엔 결혼을 할까요”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잘 섞은 카드 중 선택을 하면 이를 해석하는 게 ‘타로 이용법’의 요점입니다.
자, 그럼 타로는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첫째, 그냥 자신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DIY 점’을 배우는 정도라면 각 카드가 상징하는 바를 책을 통해 익히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최정안씨는 “타로의 상징을 책을 통해 암기, 카드로 미래를 읽는 것은 외국어 학습으로 치면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단어 암기를 끝낸 정도이죠. 제대로 운세를 말하려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둘째, 동호회나 인터넷 관련카페에 가입해 강의를 듣거나 자료를 숙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으로 혼자 배우는 것보다 동기부여가 잘 돼 보다 능숙하게 타로를 다룰 수 있지만, 아직 고수가 되려면 멀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개인교습, 혹은 문화센터 등의 단체강습을 듣는 것이죠. 쉽진 않지만 미국, 캐나다의 타로카드 협회에서 인증하는 원격 강습을 받고 자격증을 딸 수도 있습니다. 뭐 하러 강의까지 듣냐고 하시겠지만 취미 차원을 넘어서려면 상대의 다양한 질문에 능수능란하게 답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하니까요.
<실례를 통해 배워보는 타로카드>실례를>
1) “올해 연봉이 20% 정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2) 카드를 적당히 섞은 후 질문자가 직접 3장을 선택한다. 각 장은 과거, 현재, 미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기초적인 카드 배열 방식이다.
3) 첫 카드는 ‘절제’, 두번째는 ‘일곱 개의 지팡이’, 마지막에 ‘네 개의 금화’가 나왔다.
4) ‘절제’는 내재된 활동성을 의미하지만 그림에서처럼 뒤집어져서 나왔기에 연봉 인상에 대한 강렬한 욕구로 해석.
5) 다음 ‘일곱 개의 지팡이’는 고집,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현상을 뜻함. 최정안씨는 연봉 인상을 위해, 남이 동의하지 않는 일을 추진하는 게 좋다고 해석.
6) 마지막 ‘네 개의 금화’는 구두쇠를 의미한다. 약간의 연봉 인상은 가능하지만 그다지 큰 성과는 없을 것이라는 답이다.
마지막으로 타로에 대해 흔히 알려진 오해를 풀어보겠습니다. 타로는 과연 미래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타로가 보여주는 미래는 질문자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가장 가능성 있는 길일 뿐입니다. “올해 결혼 못 하겠네”와 같은 단정적인 답을 구하려면 점집으로 가야 합니다. 타로에서는 악재가 따르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면 주변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살피고 몸을 사리면 됩니다.
타로카드는 신물(神物)일까요? 물론 이것도 아닙니다. 그냥 종이지요. 최정안씨는 “글쎄요. 세상엔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게 많잖아요. 굳이 이런 메커니즘을 증명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합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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