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복잡한 심경 감추지 못해"뭔가 있겠지… 믿어보자" 뒤숭숭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의 휴대전화는 요즘 불이 날 지경이다. 박근혜 전 대표측의 좌장격으로 공천심사위원 구성을 조율했던 그에게 박 전 대표측 의원들과 출마를 생각하는 원외 위원장 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전화 내용은 "왜 그렇게 양보했느냐"는 항의로 시작해 "도대체 어떻게 되느냐"는 하소연으로 마무리되기 일쑤다.
박 전 대표의 막판 양보로 24일 공심위 구성이 가까스로 마무리됐지만 박 전 대표 주변의 속내는 복잡하다. 자신들에게 극히 불리한 공심위가 구성됐다고 보는 것이다.
일단 박 전 대표가 결정한 만큼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안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공심위에 우리 입장을 대변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다"며 "잠이 안온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그렇게 판단할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갑갑한 것이 사실"이라며 "말로야 무슨 약속이든 할 수 있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 다들 불안 초조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 당선인측에서 치면 치는 대로 당하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며 "저쪽의 자비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물론 '뭔가'가 있지 않았겠느냐며 믿어보자는 기류도 있다. 한 측근 의원은 "당선인에 대해 상당한 불신이 있었던 박 전 대표가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합의해 주라고 한 이상, 상당한 이야기가 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두 사람 사이에 공천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가 있었다고 본다"며 "이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공심위원 한 두명이 더 들어가느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공심위 수용 이후 측근들에게 "잘 할 것이다. 믿고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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