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콘의 핵심인물 폴 월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가 미 국무부 산하 국제안보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정부에 복귀한다고 A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군축과 군축과 핵확산, 대량살상무기(WMD) 문제 등을 국무부에 자문하기 위해서다.
월포위츠는 여자친구에 대한 특혜 스캔들로 지난해 6월 말 세계은행 총재 직에서 물러난 뒤 미 기업연구소(AEI)의 객원 연구원으로 일해왔다. 월포위츠의 공직 복귀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안보자문위원회 위원장 임명은 의회의 인준없이 인사검증 절차만 거치면 된다. 국제안보자문위원회는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고 위원들은 군축과 핵 확산, WMD 문제에 대한 고도의 비밀을 접할 수 있다.
월포위츠의 국무부 행은 비록 자문기구이긴 하지만 부시 1기 정부 때 국방부 부장관으로서 대외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던 국무부로 입성한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종의 ‘적진행’인 셈이다.
당시 대북정책을 두고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과 월포위츠 부장관이 이끄는 국방부의강경론과 콜린 파월 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이 이끄는 협상론이 팽팽히 맞서왔다. 특히 당시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이었던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 대사는 국방부의 럼스펠드ㆍ월포위츠와 호흡을 함께 하면서 파월ㆍ아미티지의 대화론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때문에 월포위츠가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등을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부 장관에게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그가 볼튼이 빠진 네오콘의 공백을 메우면서 국무부 견제 분위기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에도 북한과 시리아의 핵 거래 정보를 두고 네오콘과 국무부의 대북 협상파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돼 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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