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계동 옛 현대그룹 사옥 앞에 있던 '現代(현대)' 표지석이 5년5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가로 2.5m, 세로 1.8m 크기의 표지석 뒤에는 정주영 창업주의 이름과 현대그룹의 모태였던 현대건설의 약사가 간략하게 새겨져 있다.
물론 '1977.1 이명박 사장 취임' 기록도 있다. 표지석의 재등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이 표지석은 현대그룹 계동 사옥이 준공된 1983년 세워져, 이후 현대의 상징물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그룹이 2002년 8월 이 건물을 인수하면서 '現代' 표지석도 뽑혀져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해양수산부'라고 새긴 표지석이 자리했다. 당시 이를 아쉬워하던 주변 인사들은 "형제 간 경영갈등의 앙금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토를 달았다.
'현대인'들의 손때가 묻은 표지석은 그 동안 창고에 먼지를 쓴 채 보관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 측은 표지석의 원상복구에 대해 "얼마 전 현대가(家)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기가 애매한 점은 인정하지만 표지석 설치와 이 당선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또 다른 상징물인 '녹색 삼각형'은 현대건설의 사기(社旗)로 남아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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