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아니지만 용병 2명과 삼각편대 구성… 고비마다 영양가 만점 활약 '단독 3위' 원동력
전통의 스타군단 삼성에서 어지간해서는 간판이 되기 힘들다. 지난 시즌까지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현 KCC)이 문패였고, 올 시즌에는 ‘컴퓨터 가드’ 이상민이 얼굴이다. 그렇지만 이규섭(31ㆍ198㎝)을 빼고 삼성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간판도, 문패도, 얼굴도 아니지만 늘 ‘벤치를 즐겁게 해주는’ 선수가 이규섭이다.
삼성이 23일 단독 선두 동부를 꺾고 3위로 뛰어올랐다. 이규섭은 이날도 15점을 올리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시즌 평균 16.85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고비마다 득점포가 터졌다는 점에서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시즌 중반 삼성 상승세의 원동력은 이규섭이다. 2000~01 시즌 데뷔한 이규섭은 지난해까지 평균 10.90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 시즌에는 6점 가까이 많은 16.85점이나 올리고 있다. 특히 이규섭은 24일 현재 홈 19경기 평균 18.08점, 원정 14경기 평균 14.4점으로 안방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지난 19일 SK전까지 홈 9연승을 달리는 데 이규섭이 큰 몫을 했다.
고려대 시절만 해도 이규섭은 센터 겸 파워포워드로 각광 받았다. 큰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는 이규섭만의 장기였다. 그러나 2m대의 용병들이 즐비한 프로에서는 스몰포워드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다. 슈팅능력도 탁월한 이규섭은 평균 2.64개로 3.38개의 방성윤(SK)에 이어 3점슛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평균 10점 정도에 그쳤던 이규섭의 득점력이 올 시즌 크게 향상된 것은 팀내 역학구도 변화와 관계가 깊다. 삼성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장훈 위주의 패턴플레이를 펼쳤지만, 올 시즌에는 이규섭과 용병 2명이 삼각편대를 이룬다.
Xports 김유택 해설위원은 “올 시즌 활용폭이 넓어지면서 이규섭의 득점력도 높아졌다. 이규섭이 외곽슛 능력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3,4년 이상 팀의 주축으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