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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국민 행복 키우는 도덕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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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국민 행복 키우는 도덕정치를

입력
2008.01.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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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인은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경제를 살리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고 시급하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는 정치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한 정치철학을 확립하는 일이다. 철학 없는 정치는 방향키를 잃은 배의 항해와 같다. 아무리 열심히 달리더라도 결국은 우왕좌왕하다가 혼란에 빠져들고 만다.

■ 경제에만 힘 쏟으면 '소인정치'

<대학> 이라는 책에 '국가의 우두머리가 되어 경제에만 힘쓰는 것은 반드시 소인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했고, 또 '도덕은 근본이고 경제는 말단이다.

근본을 도외시하고 말단만을 중시하면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기를 좋아하고 빼앗기를 좋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1인 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4만 달러 되는 것과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과는 별개다. 돈 가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에게는 돈을 가지는 것이 행복이고, 가지지 못하는 것이 불행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가지도록 만들어 준다는 말에 혹하기 마련이다.

돈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돈을 가지는 순간 욕심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이 가지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한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기 위한 아귀다툼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그래서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그러므로 경제를 살리는 것만으로는 우리 국민을 행복으로 인도하기 어렵다. 참다운 행복은 마음이 넉넉해질 때 찾아온다.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것은 도덕이다. 최고의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정신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도덕을 확립하여 온 국민의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것, 이것이 정치지도자의 최고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치철학이 있을 때 비로소 정치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경제 살리기는 경제장관이 담당할 수 있도록 경제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면 되는 일이다.

국민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정신적 지도자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국민을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공자는 <논어> 에서 "덕(德)을 가지고 정치를 하면 북극성은 제 자리에 가만 있기만 하는데, 모든 별들이 그 북극성을 향하는 것처럼 된다"고 했다. 덕은 참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다. 가족 중에서 가장 덕이 있는 사람은 대개는 어머니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참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런 어머니는 자녀들의 말을 경청한다. 자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 자녀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모든 자녀들을 완전하게 사랑한다. 영광스러운 일은 자녀에게 돌리고 힘든 일은 자신이 떠맡는다.

자녀들은 그런 어머니를 잊지 못한다. 몸은 타향에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로 향한다. 그런 어머니가 계시기만 해도 자녀들은 행복하다.

■ 국민의 어머니나 애인이 돼야

덕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 사람은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위해서 희생한다. 국민들의 말을 경청한다. 국민들 말의 대변자인 언론에도 귀를 기울인다. 영광스러운 일은 국민에게 돌리고 힘든 일은 자신이 떠맡는다. 그렇게 되면 온 국민의 마음은 그에게로 향한다.

지도자는 국민들의 어머니가 되고 애인이 된다. 세금을 내는 일이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는 것처럼 신나는 일이 될 것이다. 온 국민은 한 가족처럼 되어 화목할 것이다.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는 정치가 된다. 그런 정치는 언제나 새롭다. 온 나라에 활기가 넘치고 국민들은 신바람 날 것이다. 세종대왕이 다스리던 시대가 그랬다. 이명박 정부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리라 본다.

<저작권자>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ㆍ동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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